증기압과 끓음
밀폐된 용기에 액체를 넣으면 표면의 분자 일부가 기체로 날아가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증발과 응축 속도가 같아지는 동적 평형에 이르러요. 이때 기체가 나타내는 압력이 증기압(포화 증기압)이에요. 온도가 오르면 분자의 평균 운동 에너지가 커져 증기압이 급격히 증가해요. 액체 내부에서도 기포가 생길 수 있을 만큼 증기압이 외부 압력과 같아지는 순간이 끓음이고, 그 온도가 끓는점이에요. 외부 압력이 1기압(101.325 kPa)일 때의 끓는점을 정상 끓는점이라 하며, 물은 100 °C예요.
외부 압력에 따른 끓는점 변화
- 압력이 낮을 때: 해발고도가 높아지면 대기압이 낮아져 더 낮은 증기압, 곧 더 낮은 온도에서 끓어요. 에베레스트 정상(약 0.33기압)에서는 물이 약 70 °C에서 끓어 음식이 잘 익지 않아요.
- 압력이 높을 때: 압력밥솥은 뚜껑을 밀폐해 내부 압력을 약 2기압까지 높이므로 물이 약 120 °C에서 끓고, 그만큼 조리 시간이 짧아져요. 병원의 고압 멸균기(오토클레이브)도 같은 원리예요.
- 분자 간 힘의 차이: 같은 압력이라도 물처럼 수소결합이 강한 액체는 증기압이 낮아 끓는점이 높고, 에탄올·에테르처럼 분자 간 힘이 약한 액체는 끓는점이 낮아요.
클라우지우스-클라페이롱 식
클라페이롱(1834)은 카르노의 열기관 이론을 발전시키며 상전이 곡선의 기울기를 나타내는 식을 제시했고, 클라우지우스가 이를 열역학적으로 정식화했어요. 기체를 이상기체로, 액체의 부피를 무시하면 다음과 같은 근사식을 얻어요.
ln(P₂/P₁) = −(ΔHvap/R)(1/T₂ − 1/T₁)
여기서 ΔHvap는 몰 증발 엔탈피, R은 기체 상수예요. 증발 엔탈피가 클수록 압력 변화에 따라 끓는점이 덜 민감하게 변하고, 한 온도의 증기압을 알면 다른 압력에서의 끓는점을 계산할 수 있어요.
상평형 그림으로 보기
압력-온도 상평형 그림에서 액체와 기체를 나누는 증기압 곡선은 삼중점(물은 0.01 °C, 611 Pa)에서 시작해 임계점(물은 약 374 °C, 22.1 MPa)에서 끝나요. 이 곡선 위의 모든 점이 해당 압력에서의 끓는점이에요. 임계점 너머에서는 액체와 기체의 구분이 사라진 초임계 유체가 돼요.
활용
- 감압 증류: 압력을 낮춰 끓는점을 내리면 열에 약한 물질을 분해 없이 분리할 수 있어요. 석유 정제, 회전 증발기 등에 쓰여요.
- 동결건조와 저온 농축: 저압에서 수분을 낮은 온도로 제거해 식품과 의약품의 품질을 지켜요.
- 증기 발전과 냉동기: 보일러와 냉매 순환은 압력에 따라 끓는점이 달라지는 성질을 이용해 열을 옮겨요.
캠퍼스다운 자료실에는 이 이론을 다룬 자료도 있어요: 「밥솥의 원리와 기술 발표자료: 통일벼와 압력밥솥의 역사, 가마솥과 전기압력밥솥의 원리, 첨단 기술」.
이 이론을 다룬 레포트·발표 자료는 캠퍼스다운 자료실의 '끓는점과 압력' 레포트 검색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참고문헌
- Clapeyron, É. (1834). Mémoire sur la puissance motrice de la chaleur. Journal de l'École Royale Polytechnique, 14(23), 153–190.
- Atkins, P., de Paula, J., & Keeler, J. (2018). Atkins' Physical Chemistry (11th e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