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의 면역 기억에서 시작
1987년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대장균 DNA에서 이상하게 반복되는 서열을 발견했지만 용도를 몰랐어요.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모히카는 이 서열을 '규칙적 간격으로 분포하는 짧은 회문 반복(CRISPR)'이라 이름 붙이고, 2005년 반복 사이의 조각이 바이러스 DNA라는 사실을 밝혔어요. 세균이 침입한 바이러스의 '지명수배 사진'을 저장해 두었다가 다시 오면 잘라 버리는 면역 체계였던 거예요. 2012년 제니퍼 다우드나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는 이 시스템을 시험관에서 원하는 DNA를 자르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가위로 바꾼 논문을 발표했고,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어요. 같은 시기 장펑(펑 장)이 인간 세포에 적용하며 치열한 특허 분쟁이 벌어졌어요.
작동 원리
과학자가 고치고 싶은 유전자와 맞는 20글자 정도의 가이드 RNA를 설계하면, 이것이 Cas9 효소를 데리고 DNA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가 이중 나선을 잘라요. 세포가 잘린 부분을 복구하면서 유전자가 꺼지거나, 함께 넣어 준 정상 서열로 교체돼요. 기존 기술보다 훨씬 싸고 빠르고 정확해 생명과학 실험실의 표준 도구가 됐어요. 최근에는 DNA를 자르지 않고 한 글자만 바꾸는 염기 편집과 프라임 편집도 개발됐어요.
치료와 윤리
2023년 미국·영국은 겸상적혈구병과 베타 지중해빈혈 치료제 '카스게비'를 첫 CRISPR 치료제로 승인했어요. 가뭄에 강한 작물, 갈변하지 않는 버섯 등 농업에도 쓰이고, 코로나 진단 키트에도 응용됐어요. 하지만 2018년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가 HIV 저항성을 준다며 배아를 편집한 쌍둥이를 탄생시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징역 3년을 선고받았어요.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생식세포 편집은 대부분 나라에서 금지돼 있으며, 의도하지 않은 위치를 자르는 '표적 이탈'도 안전성 과제예요. 유전자가 운명을 정하는가 하는 유전과 환경 논쟁도 다시 불붙었어요.
자주 묻는 질문
- CRISPR로 키를 키우거나 지능을 높일 수 있나요?
- 키와 지능은 수천 개 유전자와 환경이 함께 영향을 주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고, 윤리적으로도 금지돼요.
- 한국에서도 연구하나요?
- 네, 툴젠과 기초과학연구원 등이 유전자 가위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어요.
출처 검토일: 2026-10-26
참고문헌
- Jinek, M., Chylinski, K., Fonfara, I., Hauer, M., Doudna, J. A., & Charpentier, E. (2012). 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 Science, 337, 816–821.
- Mojica, F. J. M., et al. (2005). Intervening sequences of regularly spaced prokaryotic repeats derive from foreign genetic elements. J Mol Evol, 60, 174–182.
- U.S. FDA. (2023). FDA approves first gene therapies to treat sickle cell disease (Casgevy).
